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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훈련 13


 

열 세 번째 페이지 


텍스트 

이 작품은 원래 파리의 한 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 로댕에게 주문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박물관 내부에 문제가 생겨 이 지옥의 문이라는 작품을 전시할 수 없어서 전시가 되지 않은 작품이죠. 로댕이 단테의 신곡을 읽고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대작이죠.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건물 왼쪽에 있습니다. 흔히 깔래의 시민들(Burghers of Calais)이라는 작품이죠.

깔래는 프랑스 북부에 있는 해안 도시입니다. 건너편으로 영국의 도버(Dover)가 있죠. 불과 35km밖에 되지 않는 영불해협에 마주 보고 있는 도시들입니다. 지금은 그 바다 밑으로 유로스타(Eurostar)라는 고속 기차(TGV, Train en Grande Vitesse)가 달리고 있습니다.

백년전쟁 당시 이 도시가 영국군에게 포위됩니다. 그리고 몰살 당하기 직전이었죠. 이 도시의 지도자 여섯 명이 스스로 목에 줄을 묶고 도시를 포위하고 있는 영국군 대장에게 자신들을 죽이고 도시를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두 살았는데 바로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1889년 깔래시에서 로댕에게 조각을 주문합니다.

시에서는 당연히 뭔가 영웅적이고 대단한 어떤 것들을 기대했죠. 하지만 막상 그들이 받은 것은 모두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고 남루하며 목에 줄을 감고 있는 고뇌하는 인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깔래시에서 거절하게 되죠.

이것이 바로 로댕의 위대함이죠. 그러니까 이전의 그림이나 동상 같은 것들은 실제와는 다르게 뭔가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답고 영웅은 영웅다움을 요구했죠. 참고로 오늘날까지 이런 “다움”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은 아마도 일본일 것입니다. 당신 수준에 어울리는 자리에 앉아서 그 자리 “답게” 행동해라. 이게 일본의 가장 기초 덕목이죠. 덕분에 일본은 앞으로 나가는 대신 스스로 자기 국토 내에 고립되는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되고 있죠. 하여간 이런 관점에 반기를 든 것이, 그래서 새로운 조각의 흐름을 만든 것이 바로 로댕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최고의 덕목, 바로 새로움입니다.


첫 단락 패러프레이징 플러스

지옥의 문이라는 작품은 원래 파리 장식 미술관인가 하는 곳에 전시가 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가 갈라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미술관 계획 자체가 변경됩니다. 그래서 미술관이 들어서는 대신 철도 역이 들어서기로 되었습니다. 그래서 로댕의 작품은 취소가 된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취소될 때 미완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댕은 이 작품에 너무 집착했고 취소된 이후에도 혼자 계속해서 작업을 하다가 결국 마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그것을 그의 제자들이 다시 정리하고 틀을 짜 현재의 작품을 뽑아낸 것이죠. 즉 틀이 부서지지 않는 이상 틀을 통해 무한정으로 찍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이 작품은 결국 제자들에 의해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얘기하면 반드시 나와야 하는 이름이 바로 단테입니다. 왜냐하면 단테가 쓴 신곡을 읽고 그것의 영감을 바탕으로 또 신곡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실제 이 조각게 삽입해 지옥을 표현한 것이죠.